죽은 꽃 버리기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죽은 꽃부터 버리라는 설이 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해 준 사람은 꽃을 마를 때까지 두는 게 그다지 좋은 일은 아니라는 뜻이었는데, 나는 듣고 ‘안 좋은 일 생길 때 버리면 그 뒤에는 다시 좋아질 수도 있겠네’ 했다. 그리고 2월 초부터 마른 꽃을 버렸다.

죽은 수국

말라 비틀어진 꼬라지 보아하니 저게 꽃인가, 곰팡인가 싶기도 하지만. 땅에 처박힌 기분 끌어올리겠다고 별 짓 다 했었는데, 버리자마자 그 뒤로 좋아지더라. 제멋대로 해석한 미신이 그럴싸한 수확을 냈다. 버릴 꽃을 두기 위해 꽃을 자주 둘 셈이다.

왓챠피디아

깔아 놓더라도 본 영화 기록은 또 잘 안 해서 금방 삭제했던 앱을 다시 깔았다. 몰랐는데 내 별점이 후하다더라.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보고 나와서 개처역대급이었다고 했던 기억만 있는 영화들은 죄다 4점 때려 버렸는데, 친구가 듣더니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내용 기억도 안 나면 2.5나 점수 안 매겨야 되는 것 아니냐고.

왓챠피디아

내용은 기억 안 나도 내 감정이 기억나면 4점 줄 만하지. 기억날 만한 강렬한 감정이었다는 그 사실이 더 중요하지. 응응.

케빈에 대하여

미장센이 아름다운 영화라는 것 하나로 봤다. 느낀 점을 축약하자면 선천적인 사이코패스 기질이란 것은 없을 것이다, 케빈은 그럴 수밖에, 에바는 왜 끝까지 책임을 지려 했나. 자신의 탓이라는 죄책감 때문일까. 그리고 이 영화는 이 리뷰를 읽은 뒤로 더 좋아졌다. https://bit.ly/3rN6Yd2

마녀 배달부 키키

PC 배경 화면으로 대문짝만 하게 해 놨으면서 정작 본 적은 없던 영화. 우습게도 그랬는데 드디어 봤다. 지브리 영화 중 가장 좋아하는 영화인 귀를 기울이면 바로 뒤로 제일 좋았던 영화로 단박에 자리매김. 아무것도 못 숨기는 명랑한 마음에 내 마음까지 환해지는 기분. 키키처럼 자기 마음 하나 못 숨기는 사람들을 보면 자꾸 친해지고 싶다. 인턴 시절에 입에 달고 살던 소리가 저는 제 감정 상태 하나 컨트롤 못 하고 다 티 내고 다니는 것 같아요 ㅠㅠ 정말 이런 제 자신 저도 버겁고 그치만 저도 잘하고 싶은 건데 저는 왜 이렇고 어쩌고 ㅠㅠ 이런 거여서 그런가. 최근에는 이런 사람을 본 적이 있던가. 모르겠다.

왓챠피디아

PT

점점 게을러지는 것 같아서 다시 PT를 등록했다. 이제 진짜 운동 다시 열심히 할 거다.

PT

ㅋㅋ

이태원 좋아

피티 시작 전에 맛있는 돼지 파티를 했다.

돼지 파티

먹을 곳 찾으려고 인스타 뒤지는 내내 사람들이 위치 태그는 안 걸어 놓고 댓글로 정보 디엠 주셨다 해서 개빡쳤지만 나는 기어코 찾아냈고, 성공했다. 음식점 정보 궁금하심 디엠 주세요. :D

꿈의 해석

최근 주변 사람들이 기이한 꿈을 많이 꾼다. 그리고 나는 늘 그래 왔다. 잠에 크게 미련도 없고, 깊은 잠을 그렇게 자주 자는 편은 아니어서 그런지 꿈을 자주 꾸는 편인데, 꿈 내용이 늘 해괴망측하다. 사람보다는 동물이 나올 때가 많고, 자연재해가 많이 일어나고, 주변 사람이 많이 죽고, 무엇이 나오든 개체 수가 엄청 많거나 징그럽다. 색채감도 뚜렷한 편이다. 최근에는 자꾸 꿈에 나오는 사람들을 두고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꿈에 나온 사람이 지금은 나를 여기 두고 가더라도 다시 돌아와 줘야 한다 말한 적도 있다.

꿈을 더 알고 싶어서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을 구매했다. 흥미로운 부분이 한두 개가 아니라 나에게 꿈 이야기를 했던 사람들한테는 다 찍어서 보여 주고 다니는 중. 읽다 보면 나까지 무의식 세계에 빠져서 말투도 이상해지고 그랬다.

꿈의 해석 중 일부

흥미로운 내용이 많아서 계속 읽게 됐지만, 그와 동시에 꿈은 아무리 기이해 보여도 자신이 오래 전에 겪었던 일이나 최근에 겪었던 일 등 자신의 경험에 기인한다는 점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 나는 꿈의 세계를 완전히 초자연적인 세계로 믿고 있었기 때문. 그래도 이 부분을 읽으니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꿈을 해석하는 일은 무의미한 일일 수 있지만 자신은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각종 꿈을 분석한 내용까지 연이어 나오니 최근 가장 흥미롭게 읽고 있는 책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또 음악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pvzPo7KbWgBhLoJiV7x4BctBCyYI9tke

요즈음은 이것만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