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초입. 가을이면 마음이 붕 뜬다. 어느 계절보다도 제일 공허한 계절. 수직 낙하 하는 기분. 허파에 바람 가득 차고, 시리게 텅 비는 마음. 빈 곳 속속들이 채우려 애썼다. 많이 만나고, 많이 읽고, 많이 보면서.

리키커피숍

송정역에 힙한 카페가 생겼다. 유동 인구 많지 않은 곳이어도 개의치 않고 취향을 그대로 실현한 곳을 보면… 이런 게 진정한 힙이 아닐까 싶다. 이것저것 베껴 온 것보다 훨씬. 커피 맛도 좋았고, 책도 잘 읽혀서 오래 읽다 왔다.

리키커피숍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받을 상처가 두려워 마음 꾹 누르며 사랑하는 버릇 들인 나의 어린 날이 생각났다.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세트장

세트장 세트장 세트장

정말 좋아하는 문체. 최근에 읽었던 시집 중 가장 좋았다.

기형도 시전집

밤눈

기형도 가장 좋아한다는 사람 따라 샀다. 내가 아는 기형도 시라곤 질투는 나의 힘, 오래된 서적 정도였는데, 어떤 시인을 아주아주 좋아한다는 사람을 보니까 뭐랄까… 나까지 소중해지는 마음이 들어서. 모든 시가 쓸쓸해서 가을과 어울린다 생각했다. 상처를 온몸으로 맞는 중에 쓴 글이라는 게 느껴진다.

한강에서 책 읽기

한강

9월 초에는 며칠을 악몽에 시달리고 잠도 잘 못 잤었다. 상처는 자꾸 덧나는데 일은 일대로 바쁘고, 어느 곳에 집중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잠깐 멈춰서 온전히 나를 위한 충전을 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찍 업무 마무리하고 한강으로 튀었다.

한강 한강 한강

이렇게 잔뜩 충전. 오래도 걸었다.

이만큼 가까이

이만큼 가까이 이만큼 가까이

채린에게 선물받은 소설. 브이로그를 책으로 읽는 기분. 천천히 읽었다. 뒷산에서도 읽고, 자기 전 재즈와 함께 읽기도 하고. 내년 이 계절에도 이 책이 떠오르겠지.

드림쇼2

ㅋㅋ 내 생에… 올콘이라는 것도 해 보는구나.

드림쇼2 드림쇼2

서사 있는 그룹을 좋아한다는 건 뭘까…. 이날부로 마첫이랑 트리거 더 피버 내 눈물 버튼 됨…. 걍 주륵주륵 흐르던데요. ㅎ… 한 그룹의 성장기를 본다는 게 참. 불안을 굳건히 이겨 낸 끈끈한 우정을 본다는 건. 생각해 보면 영화도 성장 스토리나 끈끈한 우정 스토리에 감동 심하게 받는 나인데, 그 총집합체를 눈앞에서 보니까 눈물 날 수밖에. 심지어 나랑 같은 마음인 사람들이 잠실 주경기장 꽉 채우고 있으니까.

드림쇼2 드림쇼2 드림쇼2

몇만 명의 관객 앞에서 소감 말할 때 멤버 하나하나 눈 마주치며 이름 불러 주고 고맙다 말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고마움을 잘 느끼고 잘 전하고 싶어졌다. 멋있는 사람 좋아하는 게 내 삶의 동력이 된다는 것도 처음 느껴 봤고. 행복이 느껴져서 행복했던 날. 이들의 하이라이트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었다.

세정

세정 생일 선물로 엘리자벳 티켓을 선물했다. 같이 레이지파머스에서 밥 먹고, 뮤지컬 보러 긔긔.

레이지파머스 엘리자벳

세정은 늘 선물한 사람을 빛나게 만들어 준다. 행복을 있는 힘껏 표현할 줄 아는 사람. 뮤지컬 본 다음 날까지도 유튜브로 해석 영상 찾아보고, 보내 주고. 연신 감탄하고. 작년 생일 선물로 줬던 가방 들고 오고. ㅋㅋㅋ 꾸준하게 빛나는 친구. 그래서 니가 좋아. 생일 축하했어.

유리

젤라또 초고 칵테일

요즈음 유리를 만날 때면 들떠 있는 모습을 자주 관찰하게 된다. 귀여웠어. 자주 행복하다 말하게 된다던 우리. 이날의 젤라또도 최근의 행복으로 저장됐겠지. 사랑 하면 떠오르는 단어 세 가지, 서로를 보면 떠오르는 색깔과 분위기에 대해 오래도록 이야기할 수 있어 좋았다.

호캉스

플랜트

큰 프로젝트 하나 끝나고 나니 너덜너덜해져서 며칠 푹 쉬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는데 막상 또 어딜 가긴 귀찮고 그랬다. 별 생각 없이 호캉스라도 갈까~ 했는데 꼭 가라고 한 사람 있어서 고민 없이 연차 쓰고 호텔 예약. 최고로 잘한 선택. 당 충전 하고, 좋아하는 비건 버거 먹고, 사장님 취향 200% 반영된 카페에서 혼자 놀다 번개로 은빈이 만났다.

은빈

하울 인 더 바 하울 인 더 바

궁금했던 하울 인 더 바 같이 가서 둘 다 ‘양 많고 잘 취하는 술’로 주문해 먹었다. ㅋㅋㅋ 주량이든 주종이든 잘 통하는 사람 있어 참 좋아. 은빈이의 상처와 회복기에 대해 대화할 수 있었던 밤. 숲길에서 맥주 한 캔 더 하던 그 밤이 자꾸 떠오른다.

델마와 루이스

결말이 좋았다. 둘이 어떻게 됐을까? 둘은 영원히 추락하지 않을 것 같아, 비로소 날갯짓한 것 같아. 포기하고 싶던 삶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결말 같아. 막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 이런 대화 할 수 있어 좋았다.

수빈

홍대 홍대

오랜만에 수빈이 만난 날. 여전한 비방용 토크와… 사랑을 느끼는 지점에 대해 오래 이야기할 수 있었던 날. 수빈의 진정한 트루 러브를 만나는 날이 속히 오기를 바라며…. 피쓰.

회식

해가 예쁘게 지던 날, 좋은 사람들과 몽크스부처에서 회식을!

몽크스부처 몽크스부처

꼴랑 와인 두 잔으로 들떴던 기억이 난다. 낭만적이라고 연신 내뱉었더니 취했냐고 ㅋㅋ 그랬었는데. 정이 많이 간다. 우리 팀 사람들.

5SOS 온라인 콘서트

5SOS

라이브는 아쉬웠지만 무대 구성이 좋았다. 신곡 건진 것도 좋았고. Bad Omens 들어 보셔용. https://youtu.be/1SsZ1KJ8TXM

서희

늦었지만 ㅋㅋ 우리 서희 집들이 초대.

만들어 줄 수 있는 칵테일 죄다 만들어 줬다. 우리 집 참 좁고 볼 것도 없고 대단한 음식을 만들어 준 것도 아닌데 너무너무 좋아해 준 서희 덕분에 내가 좋은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서희를 만날 때면 늘 그렇다. 나를 좋은 사람으로, 대단한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나에게는 자꾸 깊은 속내까지 드러내게 된다는 서희의 그 말이 난 참 좋다. 그리고 나도 그렇다. 서희를 만날 때면 과거의 상처까지도 드러낼 수 있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소중해지는 친구.

튀김우동

튀김우동 국물만 먹고 싶다던 내 말에도 ㅋㅋㅋ 배 터질 것 같지만 먹자 말해 주는 친구. 나는 니가 참 좋다.

실론티 제로

실론티 제로

요즈음 가장 빠져 있는 음료로 마무리. 호불호 최강자 중 하나라는데, 나는 이제 솔의 눈만 마실 줄 알면 온갖 불호 음료 싹 다 극호인 사람 될 것 같다.